빛 공해, 달빛 따라 움직이는 곤충 멸종 위기로 내몰아 

안영준 기자 발행일 2023-08-15 22:55:32 댓글 0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늦은 밤 매미의 울음소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유독 매미는 늦은 밤까지 울어댄다. 매미가 밤늦게까지 우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도시에서 뿜어내는 야간 조명과 같은 빛 때문이다. 

지난 2020년 미국의 관측 위성인 NPP는 지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의 밝기를 측정한 바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이탈리아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불빛이 밝은 나라임이 밝혀졌다. 

야경은 인간에게는 멋진 광경이다. 하지만 매미와 같은 곤충들에게는 그저 공해일 뿐이다. 이를 가리키어 빛 공해라는 말을 한다. 빛 공해란 인공조명으로 인해 밤이 낮과 같이 밝은 상태가 되는 현상을 말한다. 

빛 공해로 인해 매미와 같은 곤충들을 포함한 모든 동물과 식물들은 생리 주기에 영향을 받으며 결국 생태계 교란에 빠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수면장애, 농작물 수확량 감소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계속해서 밝은 빛에 노출이 되면 불면증, 피로 누적, 스트레스 상승으로 인해 암과 같은 질병에 노출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빛은 곤충들에게 있어서 공해라고 하는 것일까? 곤충은 달빛을 따라 움직인다. 보름달과 초승달 사이에 적절한 시기를 찾아 먹이를 찾고, 교미를 하고 알을 낳는다. 이처럼 빛은 곤충의 생리작용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그러나 곤충들의 빛을 좇는 습성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그 이유는 바로 한밤중 켜진 가로등 때문이다. 가로등 빛을 달빛으로 착각한 곤충들이 가로등 주변을 맴돌다 지쳐 죽거나 포식자에게 잡혀 먹히게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전 세계에 서식하고 있는 100만 종의 곤충은 수십 년 내에 40% 이상이 서식지 파괴와 빛 공해로 인해 멸종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빛 공해는 농작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벼의 경우 낮의 길이가 짧고 밤의 길이가 길어질 때 개화하는 단일식물이다. 그러나 길가를 비추는 야간조명에 의해 출수지연이 발생해 피해를 입는다. 

국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야간 조명에 의해 보리, 밀, 시금치, 벼, 콩, 들개 등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의 밤은 여전히 빛난다. 그러기에 단 한순간에 모든 빛을 완벽히 차단할 순 없다. 또한 빛 공해는 개인의 노력으로 인해 바꿀 수 있는 공해가 아니다. 빛 공해와 관련된 다양한 법 규제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언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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