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상향, 부정적 시각 존재하는 이유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15-12-24 00:00:14 댓글 0
경제구조 개혁 지연되면 오히려 등급 하락 가능

지난 18일 해외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 외화 정부신용등급을 기존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상향하며 긍정적인 시각이 나온 가운데 부정적 측면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경제계 일각에 따르면 이번 등급 상향은 지난 9월 S&P의 등급상향과 마찬가지로 ▲선진국 평균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높다는 점 ▲정부의 공기업 부채 축소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 ▲외환부문의 대응능력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개혁작업이 성장잠재력을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이에 NICE신용평가는 우리나라 정부신용등급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NICE신용평가는 2013년 11월부터 우리나라 외화 정부신용등급을 무디스와 동일한 수준인 AA/Stable로 부여하고 있으며, 무디스와 S&P가 최근 등급상향의 근거로 제시한 내용의 대부분을 이미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외환부문의 대응능력 강화와 그 동안 지속되어 온 건전한 재정운용으로 인해 향후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리 경제의 대응능력이 크게 강화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 및 정부신용위험의 방향성에 대해서 NICE신용평가는 이들 두 해외 신용평가사와 달리 부정적인 시각에서 관찰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이러한 시각은 크게 두 가지 점에 기인하고 있다.


첫째, 우리나라의 성장률 하락 속도가 매우 가파르며, 그 원인인 주력 산업들의 경쟁력 저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 대비 높은 성장성이라는 우리나라 정부신용등급 Profile 상 강점이 점차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제조업 수출에 기반한 성장모델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성장에 따라 그 동안 성장을 이끌어온 전자, 조선, 석유화학 산업 등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산업부문의 구조조정과 서비스업 부문의 고부가가치화, 그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 등으로 대처해야 하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NICE신용평가는 지적하고 있다.


이는 더딘 산업구조 개편으로 인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의 퇴출이 원활하지 못한 가운데, 새로운 산업의 성장은 각종 규제에 의해 지체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의 완화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회 통과 여부가 아직 불분명하다고 NICE신용평가는 밝혔다.


실제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과잉보호와 높은 비정규직 비중이라는 고질적인 이중구조와 문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WEF가 발표하는 경쟁력지수 노동시장 효율성 부문의 순위가 전체 144개국 중 86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산업구조 재편 과정을 지연시킬 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과 기업의 출현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 NICE신용평가의 분석이다.


둘째, 가계부채 증가와 주거용 부동산 부문의 성장이 견인한 2015년의 경제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2015년 예상 성장률 2.7%는 선진국 평균에 비해서는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전년 동기대비나 2000년대 평균인 4.4%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또한, 수출 부문의 부진을 주거용 부동산 부문의 높은 성장률이 상쇄하면서 유지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과거 대비 성장의 질은 악화되었으며 지속 가능성 또한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특히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GDP 대비 규모 면에서 선진국 평균 수준이기는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만기가 짧고, 증가 속도가 높다는 측면에서 잠재적인 취약요인이 될 수 있다고 NICE신용평가 측은 전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방식의 조치를 통해 증가속도는 통제하고,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연착륙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NICE신용평가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기업부문 산업구조 조정과 노동시장 개혁입법을 포함한 각종 개혁 작업들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규제개혁의 성과 및 중기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향후 우리나라 정부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


▲ 사진(금융위기) : NICE신용평가는 2015년 예상 성장률 2.7%는 선진국 평균에 비해서는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전년 동기대비나 2000년대 평균인 4.4%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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