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감축 속도 조절해야"...내연차 퇴출보다 친환경 발전설비 확충 먼저

이동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6 13: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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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현대차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가 친환경차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이를 무작정 따라가기보다 산업 환경에 맞는 취사선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쏟아져 나왔다.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정책을 펼치기에 앞서 친환경 전력 생산 설비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먼저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과 자동차산업연합회는 26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업 및 에너지 분야 전환 과제'를 주제로 제6회 산업 발전포럼 및 제11회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을 열었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및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 배출 감축은 불가피하지만, 세계 각국과 우리의 여건을 잘 살펴 추진해야 한다"며 "우리는 제조업 비중(2019년 GDP 대비 25.4%, OECD 국가 중 2위 수준)이 매우 높고, 전 세계 탄소 배출량 중 1.8%만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슬기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공=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 회장은 세계 탄소 배출량의 28.4%를 차지하는 중국은 2060년에, 14.6%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은 2050년에 탄소 중립을 선언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배출량의 1.8%만을 차지하는 우리가 이 국가들보다 앞서가는 감축 방침을 내놓는 것이 당위성 측면에서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제조업의 탄소배출량 중 40%를 감축하려면 제조업 생산의 44%와 130만개의 일자리를 감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최근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2035년이나 2040년에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제안한 데 대해 "우리가 자동차 생산국이라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며 신중히 결정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전기차 전환을 위해서는 발전 설비와 충전 인프라 확충, 전기차 부품업체 육성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재 운행중인 2300만대의 자동차가 모두 전기차로 전환돼 이 중 70%가 동시에 충전한다고 하면 102GW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며 "원전 102기 발전량에 해당하는 전력 생산 설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젤자동차는 원유 생산 단계부터 주행까지 총 141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전기동력차는 발전원에 따라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무연탄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면 232∼257g/㎞, 갈탄 발전으로는 277∼302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내연기관차 퇴출 정책은 자칫 온실가스 발생을 자동차에서 발전소로 옮기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공=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전력수요가 당초 국가 전체 전력 수요 대비 약 2.5배 수준으로 증가해 산업부문과 수송부문의 전력수요는 기존 목표 대비 각각 약 3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2050년 발전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총 발전량의 80% 수준까지 확대해야하고, 이를 위해 500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예상하는 등 탄소중립을 위한 비용과 편익에 국민 소통이 이뤄져야한다는 견해다.

 

민경덕 서울대 교수도 이날 발표에서 "전기·수소차도 발전·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해 청정에너지 생산정책과 친환경차 정책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라며 "청정 전력 생산체계 구축과 충전 인프라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 대도시 지역의 전력망 개선 등 전력수요 증가와 편의성 강화 대비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친환경차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기차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청정 전력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충전 인프라 확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공=민경덕 서울대학교 교수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은 부품산업 생태계의 친환경차 전환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친환경차 정책은 내연기관 중심의 국내 부품산업 생태계의 친환경차 전환 속도, 차량 전주기평가(LCA)를 고려한 에너지 전환 정책과 비용, 충전인프라 구축 등 보급 여건을 감안해 수립해야 한다"면서 "최근 국가기후환경회의의 2035년 또는 2040년 내연기관 판매금지 정책제안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친환경차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실태조사 결과 생산 체계를 미래차에 맞게 전환한 부품업체의 17.8%만이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품 한 가지를 개발하는 데는 평균 13억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연장한 사례를 언급하며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 위주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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